6월 26일 교육부가 최근 3년 수능과 올해 6월 모의수능에 출제된 킬러 문항을 공개했다. 교육부 논리에 따르면 “교육과정에 있지만,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출제한 문항”이 킬러 문항이다. 사람들은 킬러 문항을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매우 어려운 문항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교육부가 공개한 어떤 문제는 예상보다 어렵지 않았고, 어떤 문항은 통합적 사고력을 묻는 좋은 문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 문항 출제 배제를 지시했지만, 도대체 킬러 문항이 무엇인지, 어떤 문항이 수능에 나오지 않는지 궁금했던 고 3학생은 사교육에 물어보아야 한다.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 배제”라는 교육부의 출제 기준을 해석해 줄 사람은 공교육에 없다.
윤 대통령은 킬러 문항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어야 했다. 킬러 문항은 학원가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려고 만든 홍보용 단어인데, 대통령이 이 단어를 거론하면서 오히려 사교육을 도와주게 되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수단을 잘못 설정했다. 사교육비의 원천 중 하나는 강한 변별력에서 나오는 경쟁과 불안이다. 경쟁과 불안을 줄이면 사교육비는 줄어든다.
그런데 킬러문항을 들고 나왔고, 킬러 문항 제거로는 사교육비가 줄지 않는다. 단지 두세 개의 킬러 문항이 ‘더 많은 준(準) 킬러 문항들’로 대체될 뿐이다. 킬러 문항이 없어지면 한 문항의 영향력이 커져서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불안이 더 커진다. 이렇게 사교육비 경감 방안이 오히려 사교육비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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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낮추고 불안 줄여야 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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